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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 1탄] 부산 동래 녹천호텔

F.coco 2023. 8. 27.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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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이미 '온천장'인 부산 동래 온천장에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온천 목욕탕인 <허심청>이 있습니다. 그러나 외부 여행객들에게는 허심청이(혹은 허심청'만') 유명하더라도, 실제로 온천장에는 금천온천, 대성탕, 벽초온천, 현대온천, 반도온천, 지금은 영업을 하지 않는 약수온천 등 많은 온천 목욕탕이 있어요. 수십년 이 동네에 살던 사람들 혹은 이 곳 온천을 이용한 사람들은 모두 각자의 기준에 맞는 목욕탕에 가고, 저마다 여기 물이 더 좋네, 여기 물이 더 낫네, 하는데요. 녹천온천도 바로 그런 곳입니다. 그리고 녹천온천은 목욕탕만이 아니라 숙박시설인 녹천호텔도 운영하고 있는데요, 위치상 바로 길 하나 앞, 딱 마주보고 있습니다.  

동네 살면서 그 동네에 있는 숙박 시설을 이용할 일이라고는 5성급 호캉스도 아니고 없는게 당연합니다. 그런데 이놈의 '코로나'로 한참동안 대중 목욕탕에 못가게 되자, 주1회 온천 목욕탕에 가는게 루틴이었던 저는 집에 1인용 욕조를 샀으나 성에 차지 않았고, 결국 온몸이 아플 지경이 되었지요. 
그래서 결.국. 온천 목욕을 할 수 있는 방법으로 가족탕 대실, 혹은 호텔 숙박을 생각하게 되었고, 이왕이면 3시간 대실보다는 숙박을 하면서 오래오래 즐겨볼까?! 하게 되었습니다. 해운대나 광안리 바다뷰도 아니고 계곡물 새소리 마운틴뷰도 아닌, 동네에 있는 호텔을 온천물 때문에 이용하는 날이 올 줄이야! 
그.러.나. 사실 온천물이 있다는 거. 물 하나만 보고 갈 수 있지- 했어요. 그리고 이용해보니 막상 대중 목욕탕과는 또 다른 편안함에 코로나가 심하지 않은 최근까지도 이용을 하게 되어, 저는 최근 3년간 총 네 번 같은 호텔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사진은 2인실 더블 객실입니다. 한 3평 남짓 될까요. 처음엔 당연히 -그래도 호텔인데- 생각했는데요. 방도 생각보다 좀 좁아, 의자도 저렇게 작은거 하나, 가운도 (원래 안 입지만) 없고, 뭘 먹으려니 저 벽에 붙은 테이블을 옮기기도 애매하고 벽보고 먹어야겠네, 뷰-는 뭐, 다 아는데 의미없지 등등 당혹스러웠습니다. 구글 지도에 보면 2성급 호텔이라고 되어 있는데 딱 그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러나 제가 처음부터 지금까지 매우 좋아한 것은 바로 저 하얀 면 소재의 깨끗한 패드입니다.  면도 어떻게 가공하느냐에 따라 느낌이 다르잖아요. 제가 딱 좋아하는 그런 느낌입니다. 

 
벽에 TV가 있구요. 에어컨도 성능이 좋습니다. 어메니티-라고 할 건 거의 없다고 봐야 하는데, 저는 애초에 목욕+때밀이를 하기 위해 제 목욕용품을 다 챙겨온데다 기대치가 아예 없어서 그런지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만약 그냥 오실거라면 참고해 주세요. 저는 수건도 하나 제꺼 챙겨옵니다. 네, 저는 오직- 프라이빗한 온천 목욕- 그거 하나만 보고 온 게 맞습니다ㅎㅎ
참고로 방안에 있는 냉장고가 돌아가는 소리가 밤에는 시끄러울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주무실 때 귀가 밝은 분들이라면 신경이 쓰일 수 있습니다. 

 
욕조입니다. 실제보다 사진이 더 작게 보이는 느낌이 들긴 하는데요. 크기는, 둘이 좁은 쪽에 같이 앉으면 꽉 찬다-수준입니다. 처음에는 너무 작네?! 싶어 당황했는데요. 두번째부터는 둘이 들어가도 적당히 물을 즐기기엔 괜찮다고 느껴지고, 혼자면 충분히 즐기고도 남는다-싶습니다. 또 때를 미는데 집중하신다면, 밖에서 앉아서 때 밀다가 잠시 들어갔다 나오고 그러기에도 괜찮아요. 사실 이 화장실 겸 욕실이 저 탕보다 아주 많이 크거든요. 방 크기나 욕실 크기나 같은거 아닌가 싶을 만큼요ㅎㅎ 이 텅 빈 공간을 그냥 놀릴거면 저 타일 하나 크기만큼만이라도 좌우로 더 키워줬으면 좋았을텐데...싶긴 합니다ㅎㅎ 아마 물을 아끼기 위함이겠지요?

샤워기가 하나 붙어 있고, 샴푸.린스.바디샤워 3종세트 있습니다. 그리고 역시, 목욕탕이다 싶은 바가지와 의자가 두개씩 있습니다. 세면대 위로 창문이 하나 나 있는데요. 아주 작지는 않습니다. 물을 뜨겁게 틀어서 열기가 확 올라오면 그 창이 있는 게 숨이 좀 트이는 느낌이고, 겨울에는 잘 닫고 전체적으로 훈훈해지면 밖에 앉아 때를 밀면 됩니다. 겨울에도 그리 춥지는 않고, 온천물 열기가 있어서 몸이 금방 더워져요. 변기가 탕을 마주보고 있습니다ㅎㅎ
 
특히 자고 일어나서 아침에 따끈~한 온천 목욕물 받아놓고 들어가 있으니까 좋더라구요. 온천물은, 목욕탕 물이 다 똑같지-가 절대 아님을 알 수 있게 되잖아요. 동래 온천이 유명한 이유가 있구나,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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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는 패밀리룸을 이용한 T의 후기입니다.
패밀리룸에는 침대가 하나 더 있고 쇼파도 있습니다. 온돌룸에는 원래 침대가 없지만, 침대가 있는 곳을 선택했어요. 다만 원래 설명에는 침대에 2명이 잘 수 있고, 바닥에 2명이 자야 한다고 설명해뒀는데, 침대가 2개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오호 이득인데?' 생각했습니다만
침대가 4인용은 아니예요. 더블과 슈퍼싱글 하나씩 있어서 가족 4명이서 가서 저는 혼자 방바닥에 이불 깔고 잤습니다. 두 명이 희생해야 할 것이 한 명의 희생으로 끝나 오히려 더 좋았습니다. 가족끼리 간다면, 누구 한 명의 희생(온돌방 취침)이 필요하다는 점은 알아두셔야 합니다. 아니면 소파에서 주무셔도 됩니다. ㅎ 키 180에 가까운 제가 소파에 누워서도 편하게 잘 잤습니다. 

그리고 2인실보다 탕이 작은게 하나 더 붙어 있습니다. 그러나 바닥 타일 크기로 탕 크기와 공간의 여백이 느껴지시죠? 많이는 아니고 타일 크기 하나만큼만 탕이 넓으면 좋았을걸?! 아하~~ 아쉽네요ㅎㅎ 가족탕이기에 한쪽은 따신 물, 한쪽은 차가운 물을 담아놓고 탕을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면 참 괜찮습니다. 

침대 옆에 있는 창문으로 바라본 바깥 풍경입니다. 바로 앞에 녹천탕이 있어요. 예전에는 평일에 녹천호텔에 숙박하면 녹천탕 티켓을 준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이제는 주지 않는 것 같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래요. 여기는 아주 유명한 '곰장어 골목'입니다. 사실 이젠 유명했던-으로 바꿔야 할 것 같은데요. 너무 비싸다는 평이 아주 많지요. 예전엔 정말 곰장어 가게가 많았는데 이제는 남은 가게가 몇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그렇게 엄청 꼼장어가 싸거나 맛있거나 하지는 않아서, 그렇게 추천을 드리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물론 맛이 없는 것은 아닌데, 특색있는 그런 느낌이 아니고 양도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사진 왼쪽 위에 보이는 투명한 돔-이 바로 허심청입니다. 1~2분 거리에 있어요. 

퇴실하면서 찍은 객실 밖 복도 사진입니다. 복도에 정수기가 있어요. 객실 안에도 생수 500짜리가 2개 있지만, 물이 더 필요할 때는 복도 정수기를 사용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입구 들어오면 왼쪽에 손소독제, 컴퓨터(되는지는 모르겠어요), 안마의자, 그리고 편의점이 있습니다. 저희는 건물 나가면 편의점이 블럭마다 하나씩 있어서 이곳을 이용하지는 않았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바뀐 목욕 문화 중 하나가 점점 더 프라이빗한 목욕탕을 선호하게 되었다는 것 같습니다. 찾아보면 1인 목욕탕이 제법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가족단위로, 혹은 연인끼리, 아니 혼자라도, '온천물' 하나만 보고 온다면 괜찮게 이용할만한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1박에 더블로는 평일 8만 원, 휴일 10만 원 정도라 조금 마음은 먹고 오셔야 되겠지만 프라이빗한 온천탕을 즐기는 새로운 경험을 하는 대가로는 괜찮다는 생각이 드네요. -안그랬으면 집도 가까운데 네 번이나 가고 그러지 않았겠지요.-
 
 
- Date : 20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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