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무섬마을>, 외나무다리는 홍수에 결국...

영주 무섬마을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외나무다리입니다. 몇 년 전 영주에 갈 일이 있을 때에도 이곳은 가지 못해서 꼭 한번 가서 다리를 건너봐야지, 했거든요. 정말 기대했습니다. 
 
■ 영주 무섬마을은 영주시 문수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가기 전까지 지도만 봐도 뭔가 고즈넉하고, 정겹고, 휘감아 돌아가는 잔잔한 강물과 그 위에 구비구비 놓여 있는 외나무다리 등을 생각하며 아주 들떴었어요. 드디어 간다!
 

 
■ 무섬마을 입구에 차를 댔습니다. 약간 최참판댁 갔을 때 느낌도 나고, 양동마을 갔을 때 느낌도 나는 그런 곳이었어요. 길의 오른쪽은 강이 흐르면서 외나무다리 가는 곳이고. 길의 왼쪽은 마을입니다. 사실 외나무다리도 보고, 마을도 돌아보고, 그럴 계획이긴 했어요. 그러나... 땡볕도 그런 땡볕이 없었고, 생각보다 너무 넓은 모래사장부터 눈에 들어와서... 어어.. 당황했습니다. (응? 다리 어딨..... 지??!)

 
■  무섬마을은 지리적으로 고립되어 있는 마을이었기 때문에, 마을과 외부를 이어주는 외나무다리가 필수적이었는데, 폭이 좁아서 긴 장대에 의지하여 건넜다고 합니다. 장마 때마다 다리가 물에 떠내려가서 매년 새로 외나무다리를 만들었다고 하네요. 그런데 이제는 아래 사진처럼 이쪽에서 저쪽으로 건너는 수도교라는 다리가 놓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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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멀리 외나무다리가 보이고, 사람들도 있는 걸 보아 저기로구나 직감했습니다. 단지 와... 해수욕장 모래밭도 아니고 이 넓은 모래밭을 걸어가야... 한다고?! 아래 사진의 뿌연 느낌은 모두 다 열기입니다. 순간 굉장히 고민했는데... 사실 제가 오자오자오자 해가지고 여기까지 온 것이라 여기서 그냥 가자, 하면 T에게 미안한 거예요. 반드시 안 갔을 것 같지만, 반드시 가야 하는 기로에서- 어느새 모래밭을 걷고 있었습니다. 걸으며 절로 모래찜질이 되더라구요. 

그리고 이렇게 다 와서야, 이게 뭔가...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응??????????????????? 

그랬습니다. 그 S자로 아름답게 놓여 있다는 외나무다리는 홍수에 아주 절단이 나 있었습니다. 아니 6월 중순에 올려진 다른 후기만 보더라도 멋지던 그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한 달 반 만에 아주... 하...........
그래도 저를 위해 외나무다리 중간까지 걸어가서 여기저기 사진을 찍은 T는 아예 다리 위로 올라올 생각조차 않고 뒤돌아 서는 저에게 서운했다고 했어요... 아.. 미안..ㅠㅠ 정말 참담한 건 다리였으나 내 마음도 만만찮았어... 하... 몇 년을 기대했는데..
 

여기에서 잠시 T입니다. 이 넓디넓은 모래사장을 건너고 싶지 않다면, 강 건너에 주차를 하고 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강건너에 외나무다리 주차장이 있는데 이곳에 차를 대고 보시면 됩니다. 저랑 F는 이걸 몰라서 엄청난 땡볕에 슬리퍼 신고 모래사장을 건너며 뜨끈뜨끈한 모래로 발찜질까지 해가면서 힘들게 봤지요... 모르면 손발이 고생입니다 ㅠㅠ

외나무다리를 뒤로 하고 나오면서 잠시 본 마을의 풍경입니다. 이미 마을이 눈에 들어올 수 없는 심리 상태라 잠시 훑어보듯 하고 마무리하였어요. 

 
여행에서 돌아와 일주일 뒤, 태풍 [카눈]이 내륙을 강타하였습니다. 이제 더 부서질 데도 없을 것 같은 외나무다리가 생각났습니다. 
영주시 문화관광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무섬외나무다리축제를 23.10.7~8(2일간) 한다고 하니, 아마 외나무다리도 그전까지는 복구가 되겠지요? 아무래도 언젠가 한 번은 더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영주시 문화관광

이상 아쉬움 가득했던 영주 무섬마을 외나무다리 보고 온 후기였습니다. 
 
- Date : 20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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