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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여울문화마을, 흰여울 해안터널과 절영해안산책로도 둘러보기.

T.coco 2023. 10. 18.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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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영도하면 생각나는 관광지는 누가 뭐래도 '흰여울 문화마을'입니다. 바다에 인접한 매우 가파르고 넓은 급경사 지역에 층을 지어 불규칙적으로 다닥다닥 붙어 세워져 있는 건물들이 신기한 광경을 자아내는데요. 날씨 좋은 가을을 만끽할 겸 이 흰여울문화마을에 다녀왔습니다. 사실 먼 곳에서도 찾아오는 사람이 많은 곳인 만큼 부산 사람에게는 상대적으로 가까운 곳이긴 하지만, 그래도 한 번 가려고 하면 마음을 먹기가 쉽지는 않은 곳이 흰여울문화마을인데요. 저희도 몇 번 가보려 하였으나 이제야 다녀왔습니다. 다녀온 후기를 소개해 볼게요. 
 

 
흰여울문화마을은 영도 동쪽, 영선동의 절영로 끄트머리에 있는 자그마한 마을입니다. 원래 이 지역을 이송도라고 불렀습니다. 그래서 흰여울문화마을이 유명해지기 전 흰여울문화마을 버스정류장 이름도 이송도 곡각지였어요. 현재는 원래 살던 사람들이 많이 빠져나가고 외부인들의 유입이 많아진 지역인데요. 유명한 영화 '변호인'의 배경이 되면서 급격히 관광지로 변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젠 부산의 관광지라고 하면 빼놓지 않고 언급될만한 곳으로 급부상하게 되었지요. (그런데도 저희는 지금까지 부산에 살면서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곳이에요..;;;)
 

반쯤 우스갯 소리로 하는 말이긴 하지만, 부산 살면 해운대 자주 갈 수 있어 좋겠다-고 타지 사람들이 말하면, 무슨 부산 사람들이 해운대를 자주 가니, 부산 사람도 잘 안 간다 - 합니다. 그렇지만 사실 부산 살면서 해운대 한 두 번 안 가본 사람 찾기도 어려운데요. 흰여울문화마을은 부산 사람이라도 가보지 않은 사람들 은근히 많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일단 주변의 유명한 것들이 그렇게 많지 않고, 상권이 넓지도 않아서 주변에 즐길거리가 많지 않거든요. 더구나 이 쪽 교통이 많이 불편하기도 하구요. 
 
특히 이 주변이 주차할 만한 곳이 정말 많지 않습니다. 저희는 이번에 가면서 신선3동 공영주차장에 차를 댔는데요. 이곳으로 올라가는 길이 너무나도 좁고 경사가 심합니다. 그래서 처음 부산에 오신다면 운전에 자신 있으시다면 모를까 이곳에 차를 대는 것을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다만 잘 올라오신다면 주차장에 제법 자리도 있고, 주차비도 저렴해요. 10분에 100원이고 1일 주차 2,400원입니다. 무인카드결제가 가능해서 바가지 씌우는 일도 없습니다. 저희도 사람들이 좁고 경사 심하고 운전하기 힘들다고 해서 걱정을 했는데, 제 개인적으로는 사실 거의 매일 이런 길을 운전하다보니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어요. 그러나 너무 높은 곳에 있다 보니 흰여울문화마을을 보고 다시 차를 타러 오려면 강제 등산을 체험하게 된다는 점 반드시 감안하셔야 합니다. 
 
이곳 아니고도 주차를 할 수 있는 곳으로는 흰여울문화마을 바로 앞 민영주차장과 절영해안산책로 공영주차장이 있는데요. 절영해안산책로 공영주차장 카카오맵 후기에는 바가지를 씌운다는 글이 좀 보이고 만차가 쉽게 된다고 하여 추천을 드리기는 좀 그렇습니다. 

 
차가 아니라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사실 이 곳은 버스밖에 없습니다. (물론 유명한 관광지이므로 위 사진처럼 시티투어버스 그린라인이 있습니다.) 6번, 7번, 9번, 70번, 71번, 82번, 85번, 508번, 1006번 버스를 타면 되는데요. 6번, 7번, 9번, 70번, 71번, 82번, 85번, 508번은 모두 남포동을 경유하기 때문에, 남포동에서 흰여울문화마을로, 흰여울문화마을에서 남포동으로 이동할 때 좋습니다. 특히 이중 508번과 82번, 85번은 부산역까지도 가기 때문에 부산역 ~ 흰여울문화마을을 이동할 때는 이 버스들을 이용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유일한 급행버스 1006번은 올림픽교차로(벡스코), 해운대역, 신해운대역까지 운행하기 때문에 해운대에서 흰여울문화마을로 이동할 때 아주 편합니다. 
 

출처 : 영도문화원 ( http://www.ydculture.com/huinnyeoulculturetown/huinnyeoul_way-to-come/? )

흰여울문화마을 지도인데요. 영도문화원 홈페이지에서 자세히 볼 수 있어서 첨부합니다. 흰여울문화마을은 크게 3곳의 길을 둘러본다 생각하고 돌아보시면 좋은데요. 첫 번째는 도로가 길입니다. 버스와 차량이 다니는 절영로 왕복 2차선 길을 따라서도 여러 카페와 사진관들이 즐비합니다. 대부분 전망대가 이 길에 있어요.
 
그리고 중간 길인데요. 영화 변호인 촬영지와 실제 주민이 거주하는 집이 있는 길입니다. 여기에서도 다양한 기념품 매장과 카페들이 줄지어 있어요. 
 
마지막으로 바다와 가장 가깝게 붙어있는 절영해안산책로입니다. 이곳에 흰여울 해안터널이 있는데, 관광객들이 이 곳에서 찍은 사진이 인스타에 아주 많지요. 정말 유명해진 곳입니다. 
 
지도상으로는 이 세가지 길은 상당히 가까이 붙어있지만, 실제로 이 세 길을 자유롭게 넘나들기는 힘듭니다. 왜냐하면 이 세 길 사이의 높이 차이가 상당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바닷가 바로 옆인 절영해안산책로와 절영로 도로는 최대 40M의 해발고도차이가 있어요. 게다가 계단의 경사도 심하기 때문에 위아래 길을 왔다 갔다 많이 하면 에너지 소모가 상당합니다. 따라서 운동하려고 각오하고 오신 분이 아니라면 최대한 길 하나를 처음부터 끝까지 쭉 걸어가며 구경하시고 한 칸 올라오거나 내려와 두 번째 길 쭉 걸어보시고, 하는 방식으로 돌아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저희는 처음에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절영로 길을 끝까지 걸어가면서 구경을 하였습니다. 그 길의 마지막에 있는 흰여울 전망대까지 걸어가면 절영로 길은 끝까지 간 셈인데요. 사람들이 전망대 앞에서 사진을 많이 찍는데 탁 트인 경치가 한눈에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여기서 잠시 풍경을 감상하고, 계단을 내려가는데요.
 
내려오는 길에도 유명한 사진 명소가 있고, 더 내려가면 피아노계단, 흰여울 터널이 있습니다. 어디가 유명한 곳인지 잘 모르더라도 걷다 보면 사람들이 줄을 길게 서 있는 곳이 보이기 마련인데요. 그곳이 바로 핫스팟이 되겠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곳은 <피아노 계단>이라고 이름 붙은 곳입니다. 엄청난 경사를 자랑하는 계단에 색색깔로 피아노 건반처럼 색칠을 해 놓아 보기에는 정말 이쁩니다. 다만, 경사가 장난 아니니까요. 다치지 않도록 주의하셔야 합니다. 이 엄청난 경사와 높이의 피아노 계단을 내려오면 바로 옆에 흰여울 해안터널이 있습니다. 

흰여울 해안터널 건너편에는 깎아지른 절벽과 자갈해변이 있습니다. 저 멀리 해안터널이 보이고, 역시나 사진을 찍으려고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걸어가 보았습니다. 

위 사진은 해안터널을 걸어가서 맨 마지막, 터널 빠져나오기 직전의 사진입니다.

해안터널에서 나가서 더 가면 해녀촌이라고 해서 멍게, 해삼 등 수산물을 판매하는 곳도 있는데요. 길은 바닷가 옆 자갈길 그대로라서 발목 접지르지 않게 조심해서 가셔야 합니다. 저희는 해녀촌까지는 가지 않았구요. 절영해안산책로를 걸어보기 위해 터널로 다시 들어갔습니다. 

 
터널 안에는 연인들을 위한 포토존이 있는데, 저기 손을 갖다대면 하트 모양의 불빛이 나옵니다. 

그러나 해안 터널은 무엇보다도 많은 사람들이 터널 안에 들어오자마자 바다를 등지고 서서 사진을 찍는 장소로 매우 유명한데요. 동굴의 자연스러운 아치형과 뒤편으로 보이는 바다와 하늘, 그리고 그 중간에 피사체, 이름하여 인생샷 사진이 완성되는 장소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 저희는 그런 사진을 몹시 부끄러워하기도 하고 엄청난 줄을 견디며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아니어서, 사람들이 사진 안 찍을 찰나에 이렇게 풍경만 찍고 후딱 뛰어나왔습니다ㅎㅎ

사실 이 풍경을 배경으로 사진 찍으면 어떻게 찍든 잘 나올 것 같아요ㅎㅎ 
 
 
후다닥 빠져나온 저희는 절영해안산책로를 잠깐 걸어보았습니다. 해안산책로는 바다와 하늘의 색깔과 비슷하게 새파란 색으로 칠해져 있는 것이 너무나도 잘 어울렸어요. 

다만 저희가 갔을 때는 공사를 하고 있었는데요. 이 지역이 보시다시피 상당히 급한 경사를 자랑하는 곳이라서 토사 유출이나 붕괴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보강공사 같은 것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말인 즉슨, 생각보다 빠른 시점에, 마음을 단단히 먹고, 다시 이 엄청난 경사의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는 이야기죠. 흑...

중력을 거슬러 낑낑 계단을 올라, 드디어 흰여울문화마을의 중간길에 올라왔습니다. 이곳 중간에 바로 흰여울 문화마을에서 가장 처음 유명한 곳이 되었던 영화 변호인 촬영지가 있습니다. 

현재 영화 변호인 촬영지는 카페 변호인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저희는 이 옆에 있는 여울책방에서 잠깐 커피랑 빙수 먹으면서 쉬었구요. 그 후기는 다음에 글로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흰여울문화마을의 길은 매우 좁아서 세 명 이상은 일렬로 걸어갈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길 옆에 바로 깎아지른 절벽과 함께 보이는 바다, 그리고 하늘과 구름 풍경은 정말 아름답습니다. 아직 한낮 기온이 높아 짧은 팔 옷을 입은 사람들이 많았고 저희도 몹시 더웠는데요. 선선히 불어오는 바람만큼은 가을이구나, 싶더라구요. 

흰여울문화마을이 영화를 계기로 유명해졌다보니 영화기록관도 있었는데, 어떤 영화들이 이 곳을 배경으로 촬영되었나, 소개가 되어 있는 것 같았습니다. (저희는 들어가 보지는 않았어요)
 
F의 첫 흰여울문화마을 가 본 소감 : T의 표현에 따르자면 저는 간만에 느슨해진 심장 박동(그리고 허벅지)에 강력한 긴장감을 주었습니다. 사실 저는 T 덕분에 제가 평소에 가보지 못했던 부산의 여러 지역들을 가보게 되는데요. 평지에만 살아온 저에게 정말 부산에 이런 곳도 있구나! 하는 일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이곳도 그랬습니다. 대체 부산에는 제가 감당하기 힘든 경사지가 왜 이렇게나 많은 것인지. 산은 산이라 경사, 바다 옆인데도 깎아지른 경사가 너무나 많습니다. 그리고 그곳에는 어김없이 사람, 사람,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그것이 부산의 역사이자 가슴 아픈 우리 현대사의 한 모습이겠지요. 다시 가겠나...싶은 곳이지만, 인상에 아주 오래 남을 곳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산이 아니지만 등산 뺨치는 땀을 흘릴 수 있으면서 바다도 아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영도 흰여울문화마을. 이번 가을에 한 번쯤 방문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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