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빠진 양 한마리가 있었다. 그의 이름은 레오폴트. 그가 사랑한 또 한 마리의 양은 군디였다. 레오폴트가 군디를 처음 만난 곳은, 어느 날 밤 잠이 오지 않아 양을 세고 있던 아홉 살 소년의 머릿속이었다. 소년이 헤아리던 양들 속에 군디가 섞여 있었고, 그 바로 뒤에 레오폴트가 있었다. 레오폴트는 첫눈에 군디에게 반해버렸다. 군디 바로 뒤에 서 있었기 때문에 털이 복실한 하얀 엉덩이밖에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레오폴트는 생각했다. "정말 예쁜데! 저렇게 예쁜 여자는 처음 봐! 틀림없이 예쁜 자식들을 낳겠는걸!" 레오폴트는 꿈에 부풀어 있었다. 소년이 눈을 감고 양이 울타리를 넘는 광경을 떠올리던, 그 짧은 순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아이가 나직하게 '열셋(이 열세번째가 바로 군디였다)' '열넷(그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