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팔 미니믹스 트라이탄 미니블렌더, 간편하고 성능 꽤 좋은 블렌더.
늘 생각합니다. 블렌더는 부속품 잘 챙기는 것이 너무 어렵다고. 특히! 고무 패킹은 제게는 정말 극강 난이도의 부품 같은데요. 애초에 이것은 몇 년만 지나도 모델에 맞는 패킹을 구하기 너무 어렵지 않은가...그냥 새거 사는 게 빠른 거 아닌가...그런 생각이 들곤 합니다.
그래도 최근 3년, 굉장히 잘 쓰던 필립스 블렌더가 있었어요. 쓰고는 잘 씻어서 물기 마르자마자 잘 조립해 놓고, 필요할 때마다 잘 꺼내쓰고 그랬답니다.
그러나....
CCA주스, 일명 까주스에 꽂혀서, 당장 내일 아침부터 사과와 당근, 양배추를 갈아서 한 잔씩 마시겠어!! 하고 블렌더를 꺼냈을 때.... 대체 늘 있던 고무 패킹이 어디로 갔는지 보이질 않더라구요.
그럴 리 없지, 늘 보이던 곳에 둬서 눈에 안 보이는 것일 수도 있어, 하고 며칠을 뒤졌죠. 그러나........ 주스는 빨리 마셔야겠고, 패킹은 안 나오고... 그래서, 그래, 큰 거 사 봤자 쓸 일 별로 없더라, 작으면서도 힘이 좋은 제품을 사보자, 하고
이 제품을 골랐습니다. 지금 다시 보니, 10년간 수리 가능이네요... 하...그런데 왜 저는... 수리하러 가서 고쳐 쓰고 하면 되는데 그걸 그렇게도 싫어하는지... 눈에 잘 들어오진 않습니다.
조작 간단하다고 해서 좋았습니다. 통은 유리가 제일 좋을 것 같지만, 열심히 잘 씻어서 쓰지 뭐-의 측면에서, '트라이탄'은 나름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전에 쓰던 것은 내용물을 한번 싹~~! 펌핑 업 시켜주는 것이 있었는데 이건 1단, 2단밖에 없어서 약간 아쉬웠지만, 사과 양배추 당근인걸 뭐, 그래, 어짜피 잘라서 넣을 거, 슬라이스 슬라이스 오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진만 보면 정말 파워 있는 칼날 같고, 테팔이니 믿을 수 있겠고, 그렇지요.
저는 블렌더 이것저것 많아도 결국 하나만 쓰고 다른건 쓰질 않아서, 구성이 간단한 점도 좋았습니다.
아무래도 칼날 제품이다보니 주의사항은 꼼꼼히 읽어줬어요.
본체 모양입니다.
블렌더 살 때 제가 처음부터 끝까지 고민하는 것은 너무 투박하고 무겁지 않으면서 칼날 성능은 풀파워인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나 사실 이것은 굉장히 잘 생각해 보면, 말이 안 됩니다. 칼날의 회전 파워가 강해서 이것저것 잘 갈리려면, 어쩔 수 없이 기계가 무겁고 투박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통이 작고 가벼우면 칼날도 그러하여 절대 당근과 사과를 적당히, 아니 조금 열심히 조그맣게 잘랐다 해도, 반드시,,,, '제발 얇게 자른 것을 넣어라!'를 바라는 블렌더의 속수무책 공회전을 지켜볼 수밖에 없고, 고무 타는 냄새에 속도 같이 탈 지경이 되기 마련입니다. 그런 고무 타는 냄새를 맡고 싶지 않다면, 양을 적게 넣고 물을 많이 넣어서 회전을 부드럽게 할 수밖에 없지요.
결론적으로, 당근은 힘들다는 깨달음과 양배추도 만만치는 않구나, 물을 많이 넣어야 하구나, 그렇지 않다면- 얇디 얇게 슬라이스를 하자,라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생각보다는, 많이 슬라이스 해야 하더라구요.
그럼에도 저는 꽤 만족하면서 쓰고 있는데요. 혼자 주스 한 잔 마실 때는 딱! 좋기 때문입니다. 씻는 것도 편하구요.
사실 이보다 더 저렴하고, 더 가벼운 블렌더도 서 너개 사서 써 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그런 소형을 사서 몇 번 쓰고는 이거 안 되겠다-라는 교훈을 항상 얻곤 했어요.
그래서, 아~무리 소형이 끌리더라도, 돈을 조금 더 주더라도 이 정도 용량은 되는 걸 사야, 그래도 꽤 만족도가 높지 않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