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호크니-브리티시 팝아트전, 가벼운데 매력적인 전시회
데이비드 호크니 & 브리티시 팝아트전에 다녀왔습니다.
데이비드 호크니 & 브리티시 팝아트전 부산은 부산진역의 동구문화플랫폼(구. 부산진역)과 영도 피아크 2곳에서 동시에 전시가 진행됩니다. 전시의 설명은 대부분 겹치지만, 전시물은 거의 겹치지 않으니 두 곳 다 가보셔야 합니다. 하나의 티켓으로 두 곳을 모두 갈 수 있으므로, 시간되실 때 두 곳 한번에 둘러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두 곳 중 한 곳만 가게 되면 괜히 돈이 좀 아까우니까요ㅎㅎ 동구문화플랫폼이나 영도 피아크 어느 곳부터 먼저 가셔도 상관 없습니다.
아래 사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 저희는 동구문화플랫폼부터 먼저 다녀왔는데요 - 동구문화플랫폼에서는 버스를 이용하여 영도 카페 피아크에 어떻게 갈 수 있는지를 안내해주고 있습니다. 부산진역에서 부산역 방향 버스정류장에서 101번을 타고 동삼삼거리에서 내리면 된다고 안내하고 있어요. 다만 동삼삼거리에서 한참 걸어야 하기 때문에 영도 지리를 잘 모르면 추천하지 않습니다. 차라리 부산진역 버스정류장에서 17번을 타셔서 '미창석유' 정류장에서 내리면 바로 앞에 피아크가 보이니 17번을 이용하시는 것을 추천드려요. 다만 남포동에서 조금 뱅뱅 돌아가기는 합니다.
정리하자면,
동구문화플랫폼에서 영도 피아크까지는
좀 돌아가는 것보다 빠르게 가서 10분 정도 걸어도 좋다면 : 101번 태종대방향 탑승 동삼삼거리 하차 (걷는시간 포함 40분 소요)
길을 잘 모르고 설령 좀 돌아가더라도 바로 피아크 앞에 가는 버스를 타고싶다 : 17번 태종대방향 탑승 미창석유 하차 (걷는시간 포함 48분 소요)
하시면 되겠습니다.
원래 티켓 가격은 성인 기준 18,000원 / 청소년 15,000원 / 어린이 12,000원입니다. 해당되는 조건(만65세 이상, 장애인 1~3급(동반1인포함), 장애인4~6급(본인만), 국가유공자, 의상사, 국가유공자유족, 의사자유족)이 있다면 9천 원에 관람하실 수도 있고, 동구 주민은 30% 할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저는 데이비드 호크니에 대해서는 전혀 들어본 적 없었지만, F가 갑자기 얼리버드로 50% 가격에 떴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원래 티켓 가격에 1+1로 다녀오는 셈이 되었습니다.
동구문화플랫폼에서 진행되는 데이비드 호크니의 전시는 바로 옆에 있는 부산진역 공영주차장에서 1시간 무료주차를 할 수 있도록 주차권을 제공합니다. 그래서 차를 가지고 가더라도 주차비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부산진역 공영주차장의 주차 면수가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기 때문에 그 부분은 감안하셔야 합니다. 저희는 평일 오후에 갔는데 주차장에 빈 자리가 두세 칸밖에 없었어요.
제일 먼저 브리티시 팝아트 작가들의 소개가 쭉 진열되어 있습니다. 데이비드 호크니를 시작으로 여러 작가들에 대한 설명을 볼 수 있습니다.
각각의 전시는 주제별, 작가별로 컬러를 통해 구분되어 있습니다. 작가에 따라 주제도 소재도 아주 다양한 팝아트는 제각각의 매력을 듬뿍 담고 있었는데요. 한껏 가벼운 것 같은데도 한번씩 발길을 멈추게 하는 힘이 있었습니다.
팝 아트는 대중적이고, 덧없고, 소모적이고, 저비용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한, 젊고, 위트있고, 섹시하고, 요염하고, 매력적인 빅 비즈니스라고 한 리차드 해밀턴의 표현이 붙여져 있었습니다. 저비용 대량생산이라는 것은 마치 자본주의적인 효율성을 추구하는 모습이 연상되네요. 맨 마지막의 팝 아트를 빅 비즈니스라고 표현한 것에서 더더욱이요.
마치 팝아트는 예술이라는 것이 철저히 현실에 발 담그고 있는 영역이라는 듯 시대의 모습들을 성실하게 또는 비판적이게, 희화하하거나 찬양하면서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예술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보면 팝아트와 대중문화의 연결고리가 충분히 이해됩니다. 대중문화라는 것도 어떻게 보면 고급 문화와 저급 문화(라 표현되었던 영역)의 경계를 뛰어 넘는 것에서 더 큰 의미가 있게 되었잖아요. 팝아트는 그렇기에 더욱 더 대중문화, 대중 음악과 큰 연관성을 가지고 서로 밀접하게 연관될 수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당대에 이름을 날린 여러 유명 가수의 앨범은 팝아트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구요. 그렇게 팝아트는 대중음악의 시각적 이미지의 큰 부분을 담당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팝아트가 대중 음악에만 영향을 끼친 것은 아닙니다. 대중 음악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의 여러 요소에 영향을 주고 또 영향을 받는 모습을 보이죠. 그러니 사회비판적인 예술 작품들 중에도 팝아트라는 방식을 택한 것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1960년대는 더더욱 1968년 68혁명을 통해 히피 문화, 반전 운동 등 다양한 사회 운동이 발생한 시기이므로 그러한 사회적 시대상이 팝아트에도 반영되어 있지 않나 싶네요.
위의 전기의자에 고문하는 듯한 사진, 탱크와 사람들이 나오는 작품 등에서 바로 그러한 시대상, 사회상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모든 팝아트가 그렇게 현실 사회, 대중 문화와 밀접하게 연관만 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작가에 따라 자신이 생각하는 것과 자신이 보여주고 싶은 예술의 영역이 다 달랐기 때문에, 아주 다양한 작품들이 있었고, 그것들을 볼 수 있었죠.
사람의 눈은 언제나 움직이고, 보는 방식에 따라 시점도 달라지며, 다섯 명의 인물을 바라볼 때 1천개의 시점이 존재한다는 말처럼, 팝아트도 그러한 많은 시점을 충족하기 위해서 다양한 주제로 다양한 작가들이 저마다의 분야에서 여러 작품을 만들어 낸 것 같아요.
그러니까 팝아트는 어쩌면 가장 순수 예술이라 불리는 어떤 예술의 영역에서는 어느 정도의 지탄을 받을 수 있겠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술의 영역을 어디까지 넓혀나갈 수 있는가, 그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충분히 의미 있는 예술 영역이 아닌가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팝아트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이 바로 데이비드 호크니입니다. 데이비드 호크니는 여러 의미 있는 말을 남겼고, 전시회 곳곳에 그의 말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아래 작품은 호크니의 작품은 아닙니다.
호크니의 작품은 2층에 주로 전시가 되어 있었는데요. 그래서 2층으로 올라가보았습니다.
이어서 영도 피아크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영도 피아크는 복합문화공간을 주장하는 곳으로, 현재는 대형카페 피아크가 가장 유명합니다. 여기도 주차장이 크게 마련되어 있는데요. 길가의 주차장은 공영주차장이므로 대지 말고, 피아크 내부 주차장으로 들어오셔야 합니다. 데이비드 호크니전 티켓이 있으신 분들에게는 1시간 무료 주차 등록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가급적이면 대중교통 말고 자동차로 오시는 것이 편리할 것 같습니다.
영도 피아크의 전시는 좀 더 '섹시'와 비틀즈, 포토스팟에 집중한 느낌입니다.
블로그에 게시가 적합하지 않을 정도로 노출이 있는 작품도 많았어요. 그래서 일단 전체이용가로 보이는 사진들만 추려보았습니다.
영도 피아크 전시에서는 이곳이 핵심 공간입니다. 비틀즈의 이미지를 토대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비틀즈 하면 그 유명한 횡단보도를 걸어가는 앨범아트잖아요. 그 안의 주인공이 되어 사진을 찍을 수도 있고,
비틀즈 이름이 새겨진 드럼에 앉아보실 수도 있습니다.
또한 이어서 데이비드 호크니 하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물'입니다. 부산진역에서는 조그만 방 한켠을 수영장으로 꾸며놓았을 뿐이었는데, 그 약간의 모자람을 이 곳에서 채울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데이비드 호크니의 여러 작품을 끝으로 전시는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데이비드 호크니도 처음 들어보고, 브리티시 팝아트도 처음 들었는데요. 이번 전시는 -얼리버드라 절반 가격만 내고 봐서 그런지- 꽤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원래 가격을 다 주고서도 볼 가치가 있었을까 질문한다면 선뜻 답하기가 어려울 것 같아요. 기존에 이미 데이비드 호크니나 브리티시 팝아트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썩 추천하기는 어려운 심오하면서도 그렇게 확 와닿지는 않는 전시였던 것 같습니다.